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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에서 넷이 된 날

둘째가 태어나고 우리 가족이 셋에서 넷이 된 날의 기록. 첫째가 처음 동생을 만난 순간, “아가?”와 “까꿍!”으로 시작된 형제의 첫 인사,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가던 마음을 담은 사비맘의 슬로우에듀 맘스노트입니다.

셋에서 넷이 된 날

큰아이가 두 돌 무렵이었어요.
집에 동생이 왔습니다.

성별이 다른 남자 동생.
울거나 자기만 하고, 목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아주 작은 아기가
어느 날 우리 집에 턱, 온 것이죠.

그동안 저는 첫째에게 동생이라는 존재를 조금씩 알려주고 싶었어요.

아기 인형을 사서 우유도 먹여 보고,
울면 토닥여도 보고,
이불을 덮어 재워 주고,
기저귀와 옷도 입혀 보며 함께 놀이하곤 했습니다.

아이는 인형놀이를 꽤 좋아했어요.
하지만 사람과 인형은 확실히 다른 존재잖아요.

막상 진짜 동생이 오면
첫째가 어떤 마음일지,
엄마인 저도 다 알 수는 없었습니다.

조리원 퇴소 후 2주 만에 집으로 돌아오던 날.

저는 작은아이를 아빠 손에 먼저 맡기고,
오랜만에 만난 큰아이를 와락 끌어안았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어.”
“엄마는 여전히 너가 제일이야.”
그 마음을 온몸으로 전해주고 싶었어요.

둘째는 아빠가 든 아기 바구니 안에서 있었고,
저는 거실에서 첫아이와 단둘이 앉아
이런저런 안부를 묻고 쓰다듬으며 그동안 못했던 스킨십을 듬뿍 했어요.

그러다 다른 방에서 작은 낑낑 소리가 들렸어요.

첫째의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아가?”
“아가?”

아이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응. 주영이 동생이 우리 집에 왔어.
자고 있을까? 아가 침대에서 우리 인사해볼까?”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응!”

저는 아이 손을 꼭 잡고 아기 침대 앞으로 갔습니다.

그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첫째는 제 손을 꼭 잡은 채
아기를 아주 조용히 바라봤습니다.

입을 꼭 다물고요.

“아가 자?”

아이가 물었습니다.

“응. 아기는 많이 자.
자고, 밥 먹고, 또 자고 그래.”

잠시 뒤 아이가 말했습니다.

“나 할래.”

아기에게 밥을 주고 싶다는 뜻 같았어요.

“이따가 아가 일어나면
엄마랑 주영이랑 같이 먹여보자.”

그러자 아이는 아기 쪽으로 몸을 살짝 기울이더니
두 손으로 자기 얼굴을 가렸습니다.

그리고 활짝 열며 말했어요.

“까꿍!”
“까꿍!”

어찌나 사랑스럽고 귀엽던지요.

그렇게 두 아이는 처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셋에서 넷이 된 하루.

그날은 첫째가 동생을 처음 만난 날이기도 했지만,
저에게도 잊을 수 없는 날이었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에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날이었으니까요.

그 이후로 첫째는 뭐든 동생에게 해주고 싶어 했습니다.

우유도 주고 싶고,
토닥여 주고 싶고,
까꿍도 해주고 싶고,
엄마가 하는 걸 자기도 함께하고 싶어 했어요.

물론 현실은 늘 그림처럼 예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첫째도 아직 아기였고,
둘째도 정말 작은 아기였으니까요.

두 살 터울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과 지원이 아주 많이 필요한 나이였습니다.

저는 두 아이에게 사랑을 나눠주면서도
큰아이에게 다 쏟아주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자주 미안하고 짠했습니다.

그 마음은 1~2년 정도 꽤 오래 남아 있었어요.

둘째가 말을 알아듣기 전까지,
저는 첫째에게 자주 말해주었습니다.

“주영이가 있어서 동생도 있는 거야.”
“주영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쁜 존재라서,
엄마 아빠가 주영이와 오래 함께 자랄 가족을 만나게 된 거야.”

이 말이 과연 맞는 방법이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이 말을 꽤 좋아했어요.

한동안은 수시로 확인하듯 물었습니다.

“엄마, 내가 첫째 아기지?”
“내가 제일 좋지?”

그리고는 윙크를 했어요. 꽤 긴 시간 동안요.

지금 아이들은 어느새 다섯 살, 일곱 살이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셋에서 넷이 된 일은
우리 가족에게 정말 큰 변화였고,
참 잘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아이만 키웠다면
저도 모르게 그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기대를 쏟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며
저는 서로 다른 인격을 가진 두 아이를 바라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각각 다른 방식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
같은 사랑도 아이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 넷의 관계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부모도 계속 배워야 한다는 것을요.

1~2년은 참 정신없고 미안한 시간이었지만,
결국 아이들은 서로를 보며 자랐고,
저희 부부도 부모로 조금 더 넓어졌습니다.

가끔은 평범해 보이는 하루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내보면,
그 하루가 우리 가족의 첫 페이지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셋에서 넷이 된 하루.

그날도 그랬습니다.

SLOW EDU · MOM'S NOTE

셋에서 넷이 된 하루
생각기록 by 달리안

이 글은 휴대폰을 정리하다가 다시 꺼내게 된 예전 메모장의 기록입니다.

처음에는 이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정리하다 보니,
이 기록은 먼저 엄마의 마음으로 한 번 남겨두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둘째가 태어나던 날,
첫째가 처음 동생을 바라보던 표정,
“아가?” 하고 묻던 작은 목소리,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열며 하던 “까꿍!”

그 장면들은 시간이 지나도 이상하게 또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는 상상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오래 바라본 시간 속에서 태어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이 기록이 어떤 그림책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다만,
그날의 장면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 둡니다.

이 기록은 단순한 육아일기가 아니라,
한 가족이 셋에서 넷이 되어가던 첫날의 관찰 기록입니다.

“아이의 말과 표정, 그리고 엄마의 마음을 천천히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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