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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 머리에서 자꾸 뭔가가 튀어나와요

"엄마, 내 머리에서 자꾸 뭔가가 튀어나와요." 폭발해버린 훈육의 끝에서 마주한 7살 아이의 진심 어린 고백. 정답을 가르치기보다 아이의 '멈출 수 없는 마음'을 먼저 읽어주기로 한 엄마의 담백한 성장 기록을 전합니다.

SLOW EDU : MOM'S NOTE

“멈추고 싶은데
멈출 수가 없어서 그래”

오늘도 저는 복대를 찼습니다.

2주째 허리가 말을 듣지 않아 복대에 의지해 버티는 하루였습니다. 아침부터 이어진 아이들의 사소한 다툼, 한 시간을 넘기는 식사 시간, 여기에 남편의 반찬 투정까지 더해진 오늘 아침은 그야말로 제 마음의 임계점에 가까웠어요.

겨우 준비를 마치고 탄 엘리베이터. 좁은 공간 안에서도 멈추지 않는 아이들의 밀치기와 장난 소리에 결국 제 안의 댐이 무너졌습니다.

✍🏻 이 글은 이런 기록입니다

아이에게 화가 났던 어느 아침, 그리고 그날 아이가 건넨 한 문장 때문에 엄마인 제가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된 이야기입니다.

폭발, 그리고 정적

호통으로 시작된 훈육은 결국 제 감정이 앞서버린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순간 저는 제가 무너졌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시 집으로 들어온 거실에는 무거운 정적과 아이들의 울음소리만 남았습니다. 겁에 질린 아이들을 보며, 치밀어 올랐던 화가 조금씩 가라앉자 뒤늦게 마음이 내려앉았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침착하게 말을 건넸습니다.

엄마와 아빠도 오늘 너희와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어.
서로 돕지 않으면 엄마 아빠도 더 이상 노력하기 힘들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이들은 울먹이며 제가 그동안 했던 잔소리들을 줄줄 읊었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규칙을 머리로는 다 알고 있었던 거예요.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알고, 엄마가 왜 화가 났는지도 알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멈추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아이의 고백

사비맘 슬로유에듀_맘스노트_아이와의 대화

박물관 전시를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큰아이가 제 눈치를 쓱 보더니 제 옆에 기대며 뜻밖의 말을 건넸습니다.

엄마, 나는 엄마가 너무 좋아.
나한테 잘해주잖아.

저는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아까 엄마가 화내서 미안해.
그래도 엄마가 좋아?

아이는 조금 망설이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응. 근데 엄마…
나는 막 머리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려고 해.
멈추고 싶은데 멈출 수가 없어서 그래.

그 순간, 가슴 한구석이 덜컹 내려앉았습니다.

7살 아이에게 ‘절제’라는 브레이크는 아직 만들어지는 중이라는 걸, 저는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알고 있었지만, 아직 멈추지 못했습니다

아이는 저를 괴롭히려고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엄마를 힘들게 하려고 일부러 장난을 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자기 안에서 넘쳐나는 에너지를 아직 다루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머리로는 멈춰야 한다는 걸 알지만, 몸은 이미 앞서 나가고 있었던 거예요.

오늘 아이가 알려준 것

아이들은 규칙을 몰라서 반복하는 것이 아닐 때가 있습니다. 알지만 아직 몸으로 멈추는 법을 배우는 중일 수 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아이의 장난을 조금 다르게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화가 날 때도 있고, 여전히 제 목소리가 높아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곧바로 “왜 또 그래?”라고 받아들이기 전에, 아이 안에서 무언가가 넘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장난은 저를 향한 공격이 아니라, 아직 방향을 찾지 못한 에너지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자라는 중입니다

이론으로는 알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충동 조절은 아직 발달 중이고,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요.

그런데 정작 내 아이 앞에서는 그걸 자주 잊습니다. 아침 준비가 바쁘고, 몸이 아프고,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아이가 아직 배우는 중이라는 사실보다 지금 당장 멈춰주길 바라는 제 마음이 먼저 튀어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반성합니다. 그리고 다시 배웁니다.

아이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부모도 함께 자라는 중이라는 걸요.

생각나무에 남기고 싶은 문장

“엄마, 나는 막 머리에서 뭔가가 튀어나오려고 해. 멈추고 싶은데 멈출 수가 없어서 그래.”

이 문장은 아이가 자기 안의 충동을 처음으로 설명해준 소중한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습니다.

가정 안에서는 다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오늘 하루 육아의 한계점에서 자책하고 있을 부모님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에게 화를 내고, 후회하고, 다시 말을 걸고, 아이의 작은 고백에 마음이 무너지는 날들. 그런 날들이 쌓이면 내가 잘하고 있는지 자꾸 의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 아이가 제게 알려준 건 이것이었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완벽함보다, 다시 돌아와 연결하려는 마음을 더 오래 기억할지도 모른다는 것.

물론 부모의 감정 폭발이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 역시 다시 돌아보며 조심하고, 더 나은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번 무너졌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이와 부모 사이에는 다시 말 걸 수 있는 시간, 다시 안아줄 수 있는 시간, 다시 배우는 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오늘의 생각기록

아이의 장난은 나를 공격하는 화살이 아니라, 아직 조절되지 못한 에너지가 밖으로 튀어나온 모습일 수 있습니다. 훈육은 규칙을 다시 알려주는 일이기 전에, 아이가 왜 멈추지 못했는지 함께 바라보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가정 안에서는 실패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연결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오늘의 저는 또 한 번 무너졌지만, 아이의 한 문장 덕분에 다시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배움을 슬로우에듀에 남겨둡니다.

완벽한 부모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오늘의 저에게도 말해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아이와 함께 아직 성장 중이니까요. 🌱


English Summary

This essay reflects on a difficult parenting moment when I lost my temper after a physically and emotionally exhausting morning.

Later that day, my seven-year-old child told me, “Something feels like it is trying to jump out of my head. I want to stop, but I can’t.” That sentence helped me understand that children may know the rules in their minds, but still be learning how to regulate their bodies and impulses.

This became an important Slow Edu and Thinking Tree record. Parenting is not about being perfect, but about returning, reconnecting, and growing together with the 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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