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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변한 사람은 엄마, 저였어요: 3개월 대화 리뉴얼 후기

아이의 질문에 조금 더 귀 기울였더니 3개월 뒤 가족의 대화가 달라졌습니다. “그게 다야?”라는 아이의 말에서 배운 부모 대화법을 기록했습니다.

SLOW EDU : PARENT GUIDE

"그게 다야?"
아이는 답보다 대화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참 눈치가 빠릅니다.

내가 달라졌는지, 지금 관심이 있는지, 조금 바쁜지.

말하지 않아도 먼저 알아챕니다.

저는 지난 3개월 동안 아이들과 대화하는 방식을 조금 바꿔보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응.”, “아니.”, “그래서 그런 거야.”로 끝났을 대화를 조금만 더 이어보기로 한 거죠.

정답을 알려주려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고 몇 마디 더 붙여 보기로 했던거죠.

처음에는 갸우뚱하거나 눈이 동그레져서 제 얼굴을 보더라구요. 그리고 변화된 대화의 결, 시간이 지금의 아이들의 대화방식을 바꾸어 놓았어요.

1~2주차: 아이들의 의아한 반응과 눈망울

제가 되묻기 시작하니 아이들은 오히려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와~빨강색을 더 붙였더니 알록달록하니 더 재밌는 새가 만들어졌네?”
“많이 속상했겠다. 모아는 어떻게 하고 싶었던 거야?”
“엄마는 네 이런 모습도 사랑해”

큰아이는 제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듯, 3~4초를 더 생각하기도 하고 갸우뚱거리기도 했어요.

그러더니 1주일쯤 지난 아이의 대화 방식은 아래처럼 바뀌었어요.

1. 더 많이 말하려고 조급하면서도 기대에 찬 행동을 보임
2. 만들기, 그리기, 오늘 일과에 대한 감정 또는 과정을 더 깊이 생각해서 말로 꺼내보려고 했어요.

3. 말, 대화를 더 길게 이어가기 위해서 고민하는 행동을 보였어요.

4. 동생이 말하는 동안은 기다리면서 자신이 할 말을 조금 더 생각하는 시간과 노력이 보였어요.

5. 둘째는 누나와 엄마의 대화를 옆에서 조용히 들으면서 말을 하고싶어하는 욕구를 보였어요.

눈을 요리조리 굴리며,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대답하는지 하나씩 배우는 것 같았어요.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아이 나름대로 대화의 흐름을 살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후, 아이가 말했습니다

평소처럼 아이가 질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제가 너무 바빴습니다. 대충 짧게 대답하고 다시 하던 일을 하려는데, 아이가 저를 보며 말했습니다.

“그게 다야?”

순간 손이 멈췄고, 아이를 바라보게 되었어요.

그 짧은 한마디가 제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거든요.

아이는 답이 틀렸다고 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화가 너무 빨리 끝난 것이 아쉬웠던 겁니다.

그동안 엄마는 나와 오래 이야기했고, 함께 웃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답을 찾아줬는데.

오늘은 그게 아니었던 거죠.

아이는 답보다 엄마와 대화하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먼저 변한 사람은 엄마, 저였어요

그날 이후 저는 작은 원칙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아이가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꺼냈다고 느껴지면, 가능하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기로 했습니다.

당장 급한 일이 아니라면 휴대폰을 내려놓고, 아이와 눈을 맞추고, 끝까지 들어보려고 했습니다.

매일 길게 대화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짧은 날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작한 대화만큼은 서두르지 않고, 즐겁게 이어가려고 했습니다.

세 달 뒤, 우리 집의 변화

하원하고 집에 오면 아이들은 오늘 있었던 일을 먼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엄마, 오늘은 내가 먼저 말할래.”

“아니야, 내가 먼저!”

가끔은 먼저 이야기하겠다고 다투기도 합니다.

한 아이가 말하는 동안 다른 아이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머릿속으로 무슨 말을 할지 정리합니다.

아직도 서로 끼어들고, 목소리가 커지고, 싸울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예전과는 분명 다른 것이 생겼습니다.

저희 집에는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TV 시청시간이 확 줄었어요.

🧑🏻‍🍼 부모가 달라지며 가장 먼저 변한 것

  •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더 길게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 질문 하나가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어졌습니다.
  • 형제가 서로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 하루를 엄마와 나누는 것이 아이들의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야기를 말로만 하지 않기 시작했어요.

그림을 그리며 이어지고, 춤을 추며 반응을 보고, 글을 쓰며 더 대화가 풍성해지도록 만들더군요.

아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슬로우에듀의 생각

저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교육법을 해준 것이 아닙니다.

조금 더 기다려주고, 조금 더 들어주고, 조금 더 함께 생각해본 것뿐입니다.

그런데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아이들의 질문이 아니라, 우리 가족의 대화와 분위기였습니다.

좋은 대화는 아이의 말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말해도 괜찮다”는 믿음을 만들어주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부모인지도 모릅니다.

저도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을 훨씬 더 좋아한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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