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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예전 기록을 다시 읽다, 슬로우에듀가 시작된 마음

오래된 아이폰 메모장에서 꺼낸 육아 기록을 다시 읽으며, 사비맘이 아이에게 남기고 싶었던 정서적 안정과 긍정적인 마음, 그리고 슬로우에듀가 시작된 이유를 담았습니다.

SLOW EDU : MOM'S NOTE

엄마의 예전 기록을 다시 읽다,
슬로우에듀가 시작된 마음

오랜 시간 쓰던 아이폰 11이 이제 정말 떠날 때가 되었나 봅니다.

켜지지도 않아서 급하게 다른 폰으로 바꿨고, 그 과정에서 예전 메모장에 남겨두었던 일기들을 하나씩 꺼내보게 되었어요. 처음엔 그냥 옮겨야 할 기록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열어보니 그 안에는 제가 아이들을 키우며 화났던 순간들, 흔들렸던 마음들, 그리고 어떻게든 다시 마음을 붙잡아보려 했던 문장들이 꽤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내가 이런 감정까지 썼었구나. 이렇게 화가 났었구나. 그때의 나는 참 많이 지쳐 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기록을 다시 읽다 보니 화난 감정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건 제가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었는지에 대한 마음이었어요.

2024년 7월, 메모장에 남아 있던 다짐

그날의 메모에는 이런 문장이 남아 있었습니다.

나는 내 커리어를 잠시 내려놓는 대신
우리 아이들의 영유아기의 안정된 정서와 행복을 주는 것으로 맞바꿈 했다.
내 소중한 커리어를 대신하는 것이기에
이 시간들을 정말 가치 있게 보내낼 거라 다짐했다.

지금 다시 읽어보면 조금 비장한 문장입니다. 어쩌면 그때의 저는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내가 잠시 멈춘 것이 헛된 선택이 아니라고, 이 시간이 분명히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말이죠.

커리어를 내려놓는다는 건 말처럼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내 자리는 남아 있을까, 나는 지금 뒤처지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도 그 시절 제가 정말 지키고 싶었던 건 분명했습니다. 아이들의 영유아기에 안정된 정서와 행복을 남겨주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아이들이 세상을 시작하는 첫 시간만큼은, 불안보다 따뜻함이 더 많았으면 했습니다.

메모장 속 진짜 내 마음

엄마의 화난 기록을 다시 읽다, 슬로우에듀가 시작된 마음
저는 그동안 아이들을 키우며 화가 났던 순간들을 종종 기록해두었습니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았던 날, 둘째가 울고 첫째도 예민했던 날,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결국 제 목소리로 터져버린 날들이 있었어요.

그때는 그 감정을 어디에도 풀 곳이 없어서 메모장에 적었던 것 같습니다. 글로 쓰면 조금은 가라앉을 것 같아서요.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그 기록은 단순한 분노의 기록만은 아니었습니다. 그 안에는 계속 반복되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하고 싶다.”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키우고 싶다.”

“아이들이 행복과 기쁨을 느끼며 살게 하고 싶다.”

화난 엄마의 기록 속에, 사실은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마음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때의 제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 아이들의 안정된 정서
  •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힘
  •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안전하게 지키는 지혜
  • 부모에게 존중받았다는 기억
  • 행복과 기쁨을 느끼며 자라는 시간

친구와 나눈 이야기

그 무렵 저는 오랜 벗 서희를 만났습니다. 우리는 육아와 워킹맘의 삶, 커리어와 아이들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날 저는 제 다짐을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세상살이를 긍정적으로 해결하며 살아가는 자신감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고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바라는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몸과 정신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켜내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갖는 것.

이 문장을 다시 읽는데 마음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어쩌면 제가 아이들에게 정말 남기고 싶었던 교육은 대단한 선행학습도, 남들보다 빠른 성취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아이들이 자기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마음, 불편한 상황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힘, 누군가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 몸과 마음을 지켜낼 수 있는 감각을 갖고 자라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슬로우에듀를 만들었나봅니다.

슬로우에듀를 시작한 이유를 거창하게 말하면, 미래교육과 세계 교육 트렌드를 읽고 싶어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AI 시대에 아이들은 어떻게 배워야 할지, 앞으로의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궁금했기 때문이기도 해요.

하지만 더 깊은 곳에는 아주 개인적인 마음이 있었습니다.

아이를 빨리 앞서가게 만들기보다, 아이가 자기 속도를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아이가 정답을 빨리 말하는 것보다, 자기 생각을 안전하게 꺼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부모의 기준에 맞추기 전에, 먼저 자기 몸과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요.

그래서 저는 어느 순간부터 ‘느림’을 말하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느림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 마음과 생각을 놓치지 않도록 기다리는 느림입니다.

생각나무로 이어지는 마음

지금의 생각나무도 결국 이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아이가 던지는 질문은 때로 문법도 맞지 않고, 맥락도 이상하고, 어른 입장에서는 바로 답을 주고 끝내고 싶은 말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 안에는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려는 방식이 들어 있습니다.

예전의 저는 아이가 질문하면 빨리 답해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려 합니다. 답을 주기 전에, 아이가 왜 그런 질문을 했을지 한 번 더 바라보고 싶습니다.

아이의 질문을 고쳐주기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먼저 듣고 싶습니다. 설명보다 연결을, 정답보다 대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 마음이 생각나무로 이어졌습니다. 아이가 툭 던진 질문을 흘려보내지 않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으로 남겨보려는 작은 시도입니다.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 다시 돌아오는 엄마

메모장을 다시 읽으며 알게 된 것도 있습니다. 저는 늘 좋은 엄마였던 게 아닙니다. 많이 화냈고, 후회했고, 다시 다짐했고, 또 흔들렸습니다.

그래도 그 기록을 남겨두었기에 알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저는 계속 돌아오려고 했다는 것을요.

아이에게 더 좋은 말을 해주고 싶었고, 아이를 더 존중하고 싶었고, 아이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길 바랐습니다. 그 마음 하나는 계속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완벽한 엄마가 되겠다는 다짐보다, 다시 돌아오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화가 난 뒤에도 다시 생각하고, 상처를 준 뒤에는 다시 연결하고, 아이의 질문 앞에서 다시 멈춰 서는 엄마요.

이 기록을 슬로우에듀에 남기는 이유

이 글은 교육 정보글도 아니고, 실천 노트도 아닙니다. 오래된 아이폰 메모장에서 꺼낸 엄마의 흔들린 마음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글도 슬로우에듀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결국 아이에게 무엇을 시킬 것인가의 문제이기 전에, 부모가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앞으로 슬로우에듀에는 세계 교육 트렌드도 담고, 아이와 해볼 수 있는 질문 놀이도 담고, 생각나무의 작은 질문들도 담아갈 예정입니다.

그 모든 글의 아래에는 아마 이 마음이 있을 거예요.

아이들이 자기 몸과 마음을 지키며,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 이 오래된 메모를 조심스럽게 꺼내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다시 돌아와 아이를 바라보는 마음이라고 믿습니다. 그 마음에서 슬로우에듀는 천천히 자라나고 있습니다. 🌱


English Summary

This essay began when I reopened old notes from my iPhone 11. In those notes, I found not only moments of anger and exhaustion from parenting, but also the deeper wish I had for my children.

I had chosen to pause my career for a while because I wanted to give my children emotional stability, happiness, and a positive foundation during their early years. Looking back, I realized that what I truly wanted was not perfect achievement, but the ability for my children to protect their bodies and minds and live with confidence.

This memory became one of the roots of Slow Edu and Thinking Tree. Slow Edu is not about doing less, but about waiting long enough for children to keep their own pace, thoughts, and emotional saf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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